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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국내여행

등린이 등산일기 : 서울에서 설악산 대청봉 (동서울출발, 오색~대청봉~소청대피소1박~소공원 하산, 속초터미널(1))

by manduzip 2024.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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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맞아 올해 안에는 꼭 설악산을 다녀오자고 했던 계획을 지키기 위해 12/28~12/29 설악산 산행을 계획했다.

원래 계획은 한계령 코스로 가려고 했는데 그전 주말에 눈이 너무 많이 오는 바람에

오색코스만 탐방로가 열려 있어 오색코스로 가게 되었다.

(실제로 사망 사고가 일어났을 정도로 눈이 많이 왔다.)

 

(한계령 코스는 하루차이로 29일 탐방 제한 해제..)

 

한계령 코스가 탐방 제한 해제될 수도 있다고 해서 출발 하루 전날까지 

동서울-한계령 버스를 예약해 두었는데

당일에도 탐방제한이라 당일 아침 터미널에서 같은 시간버스의 목적지만 오색으로 변경했다.

출발 20분 전쯤 취소 후 재예매했는데 후에 확인해 보니 다행히 수수료는 들지 않았다! 

(동서울 첫차 6:30 / 다음 7:30)

 

오색코스로 갈 때 터미널 선택에 오색과 오색등산로 정류장이 있는데 오색등산로 정류장을 선택하면 된다.

(동서울~한계령 18,900원 / 동서울~오색 등산로 19,700원)

창구에서 변경할 때 오색이라고 말씀드렸더니 19,900원이다. 큰 차이는 없지만 그래도 '오색등산로'로 예매하기!

 

한계령은 고개라 이미 올라가서 시작하는데 오색으로 갈수록 올라왔던 길을 다시 내려간다..^^

가면서 양희은의 한계령도 들어주었다 ㅋㅋ

7시 30분 동서울을 출발해서 오색에는 10시 2~30분경 도착했다.

 

오색등산로는 입구 바로 앞에서 하차시켜 주고 동지분들을 따라 내리면 된다.

입구 옆에 벤치와 화장실이 있어서 그곳에서 등산객들 모두가 매무새를 정리하고 등산준비를 한다.

 

얼마 전 41년 만에 오색에서 출발하는 케이블카 설치가 확정되었다고 한다.

산을 많이 다녀보진 않았지만 땀 흘려 산에 올라 성취감을 느끼고

정상에서 보는 풍경은 그곳까지 올라온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 같았는데

이제 누군가는 노력 없이도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점이 특권? 같은 걸 빼앗긴 느낌도 잠시든다.

생각해 보면 덕유산 산행 때도 정상에 곤돌라로 온 많은 분들이 계셨지만

두 발로 올라온 나만 아는 뿌듯함과 성취감이 있기에 그분들이 의식되기보다

오히려 내 자신이 더 멋있게 느껴졌던 것 같다.

물론 내려갈 때 케이블카 찬스로 이득을 보기도 했다^^

케이블카가 생기면 다양한 코스를 다녀볼 수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면서

자연이 훼손되지 않았으면 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각설하고, 오색코스를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대청봉으로 가는 최단 코스로

초입을 제외하고는 거의 오르막길이라고 보면 된다 ^_ㅠ 최단코스인 대신 쉬어가며 볼 풍경도 적은 편이다.

네이버 지도코스 캡처

등산 전 행복할 줄만 알았던 과거,, 헤어밴드 거꾸로 쓴 거 말도 안 해주네^^

 

돌계단까지는 아이젠 없이 올라오다 스트레스받아서 눈이 더 많아질 즈음 아이젠 착용.

설산이라 중간에 쉬기도 마땅치 않다 ㅠ 지쳐서 자세도 다 구부정하다..ㅠ

얼마 남았냐고 물어보면 계속 20% 정도 왔대;;;;

관악산 2.5개라며 계속가도 아직 관악산 시계탑쯤이라고 함ㅋㅋ 킹 받아..

 

대피소에서 만난 분은 오히려 눈이 와서 단차 없이 수월하게 올라왔다고 눈길이 감사하다는 분도 계셨다.

덕유산도 갔었지만 설산+끝도 없는 오르막 때문인지... 난 너무너무너무 힘들었다ㅠ 

등린이라 폴대도 어색하고 다 어색하다..ㅎ

산 밑으로 보이는 풍경 같은 건 없다. 보이는 건 오로지 오르막길뿐^_ㅠ

 

하필 곰탕인 날..ㅎ

고지대로 갈수록 식생이 바뀌는게 신기했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크게 자라지 않고 뻗어있는 나무들이 오히려 강인해 보였다.

 

대청봉 300m 전부터 사람들이 서서 정상에 맞는 옷차림을 준비한다.

여기서부터 정상까지는 기온이 급강하하는 구간이라 보온의류를 단단히 입으라는 표지판이 있는데 등산 내내 너무 힘들어서 사진 촬영은 하지 못했다.

여기서부터는 나도 동계용 패딩을 입고 헤어밴드에서 비니로 바꿨다. (이때 비니로 바꾼 게 큰 실수..ㅠ)

짝지는 등산 내내 반팔을 입었는데 하산하시는 분들마다 정상에 칼바람 분다고 경고했었다 ㅋㅋㅋㅋㅋ

그래서 짝지도 정상에선 플리스에 바람막이를 착용했다(?)

(왜 패딩 안 입냐고.. 가져온 패딩도 경량패딩임..)

 

내 속도가 느려 좀 늦게 올라가긴 했지만 분명 사람들이 좀 있었는데 정상에 가니 웬걸,, 사람들이 없다

왜냐면,, 정상 똥바람 때문에..ㅎㅎㅎㅎㅎㅎ

정상에 가니 바람이 차원이 달랐다ㅠㅠ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눈 얼음이 바람에 날려서 얼굴을 때리는데도 몸을 가눌 수 없어서

짝지가 정상석 뒤로 오라고 하는 말에도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ㅠ

짝지가 위험해 보이니까 씅을 내며(?) 데리러 와서 정상석 뒤로 피신시켜 주었다..ㅋㅋ

 

한 팀이 계셨지만 거기도 힘겹게 계신 터라

우리 둘 사진 촬영은 생각도 못하고 나만 사진을 남겼다.

비니는 계속 벗겨지고,, 사진만 후딱 찍고 바로 하산

소청대피소에서 1박 예약을 해서 소청까지 가야 한다..

 

여기서 중청으로 가는 하산길이 내 인생의 K2였다ㅠ

바람에 스틱도 흔들리고 다리도 휘청거리는 데다가 비니 벗겨지고 머리카락 때문에 시야도 가림ㅠ

설산은 처음이라 어기적어기적 걸으니

짝지가 여기서 계속 바람맞고 있으면 안된다고 얼른 움직이라고 재촉했다.

사진은 너무 평화로워 보이는데 바람이 진짜 장난 아니었다..

정상에 계셨던 분도 자기가 온 날 중에 바람이 젤 세다고 하셨다ㅠ

대청봉 위에서 내려다본 중청과 다른 봉우리들의 풍경이 많은 산을 가보지 않았지만 장관이라는 말이 딱 어울렸다.

(비록 사진 촬영은 많이 못했지만....ㅠ)

위에서 보이는 중청대피소 자리
평화로워 보이는 대청...

 

설산인데다가  내리막길 체감되는 경사가 너무 가팔라서 대청에서 대피소가는 길 내내 힘들었다.

능선을 따라 소청으로 가는길 곰탕이라 보이는게 많지는 않았다.

 

소청봉에서 소청대피소로 가는 마지막 내리막길은 설산은 처음인 나에게 너무 힘들었다.

눈이 쌓여서 길이 길이 아닌것같았고 내리막길에서 스틱사용법이 너무 어려워서 고생을 꽤 했다

고생 끝에 대피소에 다왔을때 드뎌 살았다는 안도감에 눈물이 찔꿈 나왔다 ㅋㅋ

소청대피소 입구

소청대피소에서 1박은 다음편에 적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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